공증받은 차용증이라고 모두 바로 압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결 없이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려면,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에 일정한 금액의 지급 청구와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서류라도 집행문과 송달 등 집행 요건을 갖추고, 집행할 재산을 특정하는 단계가 따로 남습니다.
이 글은 일정한 금액을 돌려받는 금전채권의 일반적인 경우를 설명합니다. 대리인이 작성에 관여했거나, 채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거나, 지급에 조건이 붙은 경우는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갖고 있는 서류가 공정증서인지부터 보세요
흔히 "공증받았다"고 말하지만, 공증에는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공증인이 직접 증서를 작성하는 공정증서가 있고, 사서증서 인증도 있습니다.
사서증서 인증은 당사자가 공증인 앞에서 서명이나 날인을 하거나, 본인 또는 대리인이 이미 한 서명이나 날인을 확인한 사실을 공증인이 적는 방법입니다. 인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서류에 공증인이 증서를 작성했다는 기재가 있는지, 기존 문서에 인증 문구가 덧붙여진 것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강제집행 승낙 문구와 금액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는 공증인이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의 청구에 관해 작성한 공정증서로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는 것을 집행권원의 하나로 정합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지급할 금액이 특정돼 있는지, 그리고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증서에 담겨 있는지입니다.
이 승낙은 채무자의 의사이므로, 채무자의 의사 확인이나 적법한 대리 절차 없이 채권자가 일방적으로 집행증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승낙 문구가 없는 인증서뿐이고 다른 집행권원도 없다면, 지급명령이나 소송 등으로 집행권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미 판결 등 다른 집행권원이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다음 단계를 보면 됩니다.
현재 청구액은 증서 금액과 따로 계산하세요
공정증서에 적힌 금액은 작성 당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 뒤 일부를 돌려받았다면 이미 받은 금액을 반영하고, 이자나 지연손해금, 받은 돈을 어디에 충당했는지를 대조해 현재 청구액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방법은 일부 입금 후 잔액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이때 증서 문언이 정한 집행 범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약정이자 등을 어디까지 집행할 수 있는지는 증서의 문언을 확인해야 합니다. 증서에 정해지지 않은 약정이자까지 자동으로 집행할 수 있다고 보면 안 됩니다.
판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변론종결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은 선고 뒤)에 생긴 사유로 청구에 관한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공정증서에는 이 시기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금액이나 변제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나중에라도 제기될 수 있으므로, 근거 자료와 함께 금액을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행문, 송달, 재산 단서는 따로 챙기세요
공정증서로 강제집행을 하려면 집행문이 필요합니다. 민사집행법 제59조는 그 증서를 보존하는 공증인이 집행문을 내어준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증서를 작성한 공증사무소에 먼저 문의하게 됩니다.
집행을 시작하려면 집행권원이 채무자에게 이미 송달됐거나 집행과 동시에 송달돼야 하고, 지급 시기가 정해져 있다면 그 시기가 와야 합니다. 집행문을 받은 날 바로 압류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집행의 근거를 갖추는 일과 채무자의 재산을 찾는 일은 별개입니다. 예금 계좌가 있는 은행, 거래처, 부동산처럼 알고 있는 재산 단서를 정리해 집행 대상을 특정하고, 적법한 재산 확인 수단을 검토해야 합니다. 공정증서가 있다고 해서 회수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순서로 정리하면, 서류 종류와 승낙 문구를 확인하고, 현재 청구액을 다시 계산한 뒤, 집행문·송달·시기 요건과 재산 단서를 챙기면 됩니다.
임호균 변호사 · 2026. 10. 27.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판단은 증서의 문구와 작성 경위,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